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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연구소의 <뉴스카드>

하버드 교수가 카지노에 간 까닭은?

by micaPARK 2016. 5. 31.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잘 나가는’ 경제학자에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내다 어느 날 카지노 CEO로 변신했던 게리러브먼이 MIT MBA를 찾아왔다. 그는 MIT와 하버드에서 배우고 가르친 경제학이 마케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열변을 토했다.


말그대로 마케팅은 과학이었다. 그 과학이 현장을 만나는 순간 예술이 됐다. 그가 사장으로 등극한 하라즈엔터테인먼트(Harrah’s Entertainment)는 지금 라스베가스는 물론,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됐다. 그건 과학의 승리였다.

태어난 지 서너 달이 지나면 갓난 아기는 옹알이를 시작한다. 옹알이는 어느 순간 언어로 바뀐다.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지만,아기는 자기만의 언어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분명한 대상과 의미가 있다. 소리가 말로 진화한 것이다. 부모는 그 옹알이에귀 기울여 뜻을 알아내려 ‘번역’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은 ‘소리’라고 여기는 옹알이를 ‘말’로 진화시킨 부모는, 아기로부터 더큰 신뢰를 받는다.

게리 러브먼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도 ‘번역’이었다. 고객들은 이미 수많은 ‘소리’, 수많은 ‘옹알이’를 뱉아 내고 있었다.러브먼은 행동예측모형을 이용한 고객관계관리(CRM)로 그저 그 ‘소리’들을 ‘말’로 번역했을 뿐이지만, 결과는 엄청났다. 고객과나누기 시작한 ‘대화’는 그의 회사를 세계 최대 규모 카지노로 키우는 뒷심이 됐다.

하버드 교수의 카지노 경영법

“CEO는 문제를 단순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과학적 인식이 가능해지죠. 문제가 명확히 인식돼야 목표가 명확해지고 조직이 움직입니다.”특강을 위해 강의실에 들어선 하라즈 엔터테인먼트(Harrah’s Entertainment)의 CEO 게리 러브먼은 시종일관자신감에 넘쳤다. 하라즈 엔터테인먼트는 사업 확장을 거듭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 카지노 기업으로 올라섰다. 

모두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하다 1998년 COO(Chief operatingofficer)로 하라즈에 합류해 2003년 CEO에 취임한 러브먼이 가져온 마케팅 기법, 고객관계관리(CRM)에서 나온성공이다.

러브먼이 처음 왔을 때 하라즈는 문제투성이 기업으로 보였다. 카지노를 여러개 갖고 있었지만 통합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 이 회사 고객들은 특정 카지노의 고객일 뿐, 다른 카지노에 대해서는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관리 비용은 커져갔고 시너지는 창출되지 못했다. 각각 카지노의 매출 성장률은 모두 멈춰서거나낮아지고 있었다. 

러브먼은 가장 먼저 단순한 질문을 던졌다. 카지노에서 누가 가장돈을 많이 쓰는가. 답은 간단했다. 도박을 하는 사람이다. 그럼 누가 도박을 하는가. 도박을 하던 사람이 도박을 계속한다.결론은 더 단순했다. 현재 돈을 쓰고 있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라. 어떻게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까.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목소리를 파악해라. 그리고 각각의 목소리에 대응해라.

그는 가장 먼저 고객의 모든데이터가 입력된 고객 카드를 모든 카지노 이용자들에게 만들어줬다. 그 카드는 슬롯머신이든 블랙잭이든 모든 게임에서 사용된다.그래서 고객 하나하나마다 어떤 게임을 하고 얼마를 쓰는지가 기록된다. 그리고 이 기록에 따라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맞춤형 쿠폰과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하라즈의 슬롯머신에서 10분간연속으로 돈을 잃고 있다고 치자. 카지노의 회사 쪽 승률은 50%를 조금 넘는 데 지나지 않지만, 언제나 평균보다 운이 없는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이 사실은 해당 카지노 중앙 통제 시스템에 경고 메시지로 표시된다. 카지노 담당 직원은 이 메시지를보자마자 이 고객을 찾아가 말을 걸고 기분을 풀어준다. “어떻게 기분을 풀어주냐고요? 방법은 간단하죠. 게임을 계속 하게만하면, 결국 승률은 평균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많이 잃다가 조금 따기 시작하면 오히려 기분이 더 좋아지게 마련이죠.”

슬롯머신에서 평균 이상으로 돈을 잃고 있지만 블랙잭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자동으로 슬롯머신에서 ‘블랙잭20달러(2만원) 무료 쿠폰’이 인쇄되어 나온다. 이 쿠폰은 고객의 기분을 풀어주는 동시에 면적당 매출이 높은 블랙잭 테이블을더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시카고 근처 거주자가 라스베가스의 하라즈 카지노에서 돈을 따고 집으로 돌아갔다면,이 고객 집에는 시카고 근처 하라즈 카지노에서 화요일마다 쓸 수 있는 50달러(5만원)어치 블랙잭 쿠폰이 배송된다. “화요일은항상 매출이 ‘꽝’이거든요.” 러브먼의 마케팅은 이런 식이다.

고객 차별화의 마술

더중요한 점은 고객 차별화에 있다. 고객 카드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의 3등급으로 나뉜다. 물론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은플래티넘, 그 다음이 골드, 그 다음이 실버다. 그리고 하라즈의 카지노에서는 등급에 따라 서비스의 질에 엄청난 차별을 둔다. 

플래티넘 카드를 가진 고객은 호텔 체크인, 식당 등 카지노의 각종 부대시설에서 줄을 따로 선다. 따라서 대부분 서비스를 거의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정말 최고 등급 고객에게는 공짜 항공편 및 항공 할인권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항에서호텔까지의 셔틀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최고 등급 고객이라면 집에서 카지노까지 들어가는 길은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거의기다리지 않고 갈 수 있는 셈이다. 카지노에 들어와서 돈을 쓰는 데 장애가 되는 거라면 회사가 알아서 처리해 주겠다는 자세다.대신 와서 돈을 쓰기만 하라는 얘기다.

물론 골드와 실버 등급 고객에게도 하라즈는 끊임없이 구애의 눈길을 보낸다. 하라즈는 골드와 실버 등급 고객 가운데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 잠재력이 있는 고객들을 뽑아 지속적으로 편지를 보낸다. 

예를 들면 ‘하라즈는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고객님께 카지노 50달러(5만원)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아울러500달러(50만원)만 더 쓰시면 플래티넘 등급으로 올라서실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드립니다. 플래티넘 등급으로 올라서는 순간하라즈는 고객님께 라스베가스까지의 무료 항공권을 보내드립니다.’같은 식의 편지다. 

항상 긴 줄에서 기다리며 기다림 없이 체크인하는 플래티넘 회원들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던 골드 회원이라면 귀가 솔깃할 만한 내용이다. 주말에 기왕 카지노를 찾을 사람이라면, 하라즈를 찾아갈 충분한 이유가 된다.

카지노 고객과 슈퍼마켓 고객

이렇게 데이터 수집 기술과 분석 기법을 이용한 고객관계관리 마케팅을 적용한 끝에, 하라즈는 카지노 중심의 수익모델을 창출해 냈다.2003년 기준 하라즈의 매출 43억 달러 (약 4조3천억원) 매출 가운데 90% 정도가 도박장이었다. 다른 카지노 기업들과는달리 호텔, 식당, 공연으로부터 얻는 수입은 매우 적다. 

카지노 고객도 슈퍼마켓쇼핑객과 다를 게 없다는 그의 논리가 주효한 결과다. 쇼핑객들은 슈퍼마켓에 쇼핑하러 간다. 그러니 물건 가격 할인 쿠폰이 다른어떤 엔터테인먼트보다도 중요한 유인책이다. 마찬가지로 카지노를 찾는 고객은 도박을 하러 간다. 그러니 도박을 가장 싸게 가장많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1989년 29살의 나이로 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서비스산업 경영학을 가르치던 러브먼은 이렇게 경영학 강의를 카지노 경영으로 옮겼다. 

그는 도박산업이 성장산업이라고 믿는다. 결국 모든 규제가 풀리고 모든 도시에 도박장이 들어설 날이 오리라고 역설한다. 사람들이도박을 좋아한다면 충분한 도박장을 공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도박중독증과 파산과 가정파탄은 개인들의 선택의 결과이므로카지노가 아니라 각각의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과서대로의 주류경제학이다.

러브먼의 경영학은 과학이다. 이론적 정교함을 자랑하면서도 기업에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고 있다. 그러나 도박산업 팽창으로 더 많은사람들을 파괴하는 데 경영학이 쓰이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어느 편에 서든, 중요한 것은 경영학이 매우 중요하고도 무서운도구, 또는 무기라는 사실이다.

 

출처 http://blog.hani.co.kr/goodeconomy/28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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