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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연구소의 <뉴스카드>

카지노 빅데이터 활용 사례 : Caesars Group

by micaPARK 2016. 5. 10.

케이스로 보는 분석경영 3단계:

하라스(Harrah’s, 현재 명칭은 시저스 Caesars)




하라스는 카지노뿐만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스파, 결혼식, 콘서트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2009년 순이익 10억 달러 달성에 정규 직원만 10만 명 이상을 거느린 대기업이다. 만년 3위의 자리에 머물러 있던 하라스였으나 2005년 6월 시장 1위였던 시저스(Caesars)를 인수함으로써 전체 시장의 60%를 점유하며 지금은 독보적인 1위로 군림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이 짜릿한 역전극 또한 과학적인 분석경영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1)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한 해 하라스의 카지노에 방문하는 고객은 약 3천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하라스는 미국 12개 주에 흩어진 28개 자사 카지노에 방문하는 고객 정보를 모두 추적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 이유는 하라스를 처음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자동으로 발급되는 ‘토탈 리워드 카드(Total Rewards Card)’라는 것 때문이다.

흔히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포인트식 카드인 이 토탈 리워드 카드는 고객이 계산할 때 카드에 점수를 적립하는 식으로 운용되며, 고객의 방문 횟수와 사용하는 돈의 액수에 따라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세븐스타의 4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카지노뿐만 아니라 하라스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정보가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은 이 카드에 쌓인 포인트로 하라스의 부대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단순한 포인트 카드로 보이지만 하라스의 토탈 리워드 카드가 특별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토탈 리워드 카드에 쌓인 고객 정보가 미국 전 지역의 하라스 카지노와, 레스토랑, 호텔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동일하게’ 축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어려워하고 실수를 저지르는 곳이 바로 이 부분이다. 실제로 조직 내에서 CRM이나 ERP 등 전사적인 정보 통합을 단 한 번이라도 진행해 본 적 있다면 ‘공통된 언어’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정보를 얻어낼 것인지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 무턱대고 ‘일단 모으고 보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쓸데없는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를 낳을 뿐이다.

하라스는 토탈 리워드 카드를 처음 운용하던 2004년부터 ▼어떤 게임을 했나? ▼얼마짜리 게임을 했나? ▼사용한 총 액수는 얼마인가? ▼얼마나 돈을 따고 잃었나? ▼카지노에 얼마나 자주 출입하나? 라는 총 5개의 질문을 미리 설정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 등급을 적절하게 나누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이처럼 분석경영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우리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과 그 활용 방안에 대해 먼저 명확하게 하는 단계를 꼭 거쳐야 할 것이다.

2) 데이터의 정보화

하라스의 토탈 리워드 카드가 특별한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이 통합 고객 관리에 그치지 않고 정보로 변환되어 향후 전략 수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 때문이다. 1년간 데이터를 모은 하라스는 그들이 처음 세웠던 가설 2가지가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라스는 카지노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사람은 ‘관광객’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하라스에서 가장 많이 돈을 쓰고 간 사람은 ‘도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였을까? 도박 중독자? 이 또한 틀린 가설이었다.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은 ‘목수나 교사 같은 오히려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인근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파악한 하라스는 기존의 카지노들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시저스를 포함한 기존의 카지노들은 관광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해 이국적 정취의 인테리어로 카지노를 꾸미는 한편 관광사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또한 도박 중독자들을 좀 더 오래 카지노에 붙잡아 두기 위해 중독 성향이 강한 슬롯머신과 같은 기계를 많이 비치해 두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하라스는 ‘근처 지역에 거주해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하며 취미로 도박을 즐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회인’을 타겟 고객으로 잡았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하라스는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카지노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그림 1) 또한 지역 사회와 연계한 마케팅도 자주 시도했다. 인근 레스토랑 및 기업과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수집하기까지의 과정에는 많은 공을 들이면서 정작 이것을 사후 전략에 반영하는 데에는 둔감하다. 데이터는 정보나 지식으로 바뀔 때에만 의미가 있다.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전략을 수립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3) 실행 및 검증과 개선

내가 가진 포인트 카드나 제휴 카드를 떠올려 보자. 이 중 5년 이상 쓰고 있는 것이 있는가? 하라스의 토탈 리워드 카드가 특별한 마지막 세 번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라스는 2004년 1월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변함없이 토탈 리워드 카드를 중심으로 고객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변한 것은 단 하나다.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토탈 리워드 카드로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더 편리하게 만들었다는 것. 지금도 매출의 80% 이상을 토탈 리워드 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적 가능하다고 하니, 고객 사용률과 전사 통합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라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이 오히려 많이 방문한다는 것을 안 하라스는 고객 분류 기준에 ‘카지노와 집까지의 거리’ 항목을 추가했다. 카지노로부터 집이 가까운 거리에 있을수록, 즉 지역 주민일수록 하라스를 재방문 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해당 고객군을 따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주로 하는 게임, 한 번에 배팅하는 금액, 한 번 카지노를 방문할 때 머무는 시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고객에게 안내하는 4가지 등급 외에도 고객 관리를 위한 하라스 내부만의 60등급을 더 만들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정교한 맞춤 인센티브를 더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수익까지 창출했다. 예를 들어 카지노에 오면 평균 1시간 가량 게임을 즐기는 고객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방문 후 55분 가량이 지났을 때 일부러 무료 게임 쿠폰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이 카지노에 머무는 시간을 좀 더 늘리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토탈 리워드 카드를 만든 2004년 이후 지금까지 하라스는 미국 내 카지노 고객 만족도 1위 자리를 단 한번도 뺏긴 적이 없다.

분석경영은 끊임 없는 데이터의 실행과 검증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를 훌륭한 지식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기업에는 어떤 긍정적 영향도 미칠 수 없다. 검증을 거쳐 가설이 잘못된 경우 이를 고치고 다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단계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라스의 성공에는 2003년 부임한 CEO 개리 러브맨(Gary Loveman)이 있다. 2003년 CRM을 도입하러 왔다 그대로 CEO 자리까지 맡게 된 개리 러브맨. 그는 자신에게 보고하러 온 직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묻는 단 한 마디 말이 있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제대로 아는 것인가? (Do we think, or do we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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